저온숙성 빵은 왜 맛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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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발효의 원리와 장점

빵을 만들 때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발효 방법에 따라 향과 식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저온숙성 빵은 반죽을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발효시키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일반적인 실온 발효와는 다른 특징을 가집니다.

하지만 저온숙성을 단순히 ‘냉장고에 오래 넣어두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냉장 발효에서도 효모의 활동은 완전히 멈추는 것이 아니며, 반죽의 온도와 냉장고의 실제 온도, 이스트나 발효종의 양, 숙성 시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온숙성이 빵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실제 작업에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저온숙성 빵이란?

저온숙성은 반죽을 낮은 온도에서 비교적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인 실온 발효보다 발효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작업 시간을 길게 가져갈 수 있고, 발효가 천천히 진행되는 동안 빵의 향과 맛에 영향을 주는 여러 변화가 일어납니다.

다만 냉장고에 넣는 순간 반죽의 온도가 바로 냉장고 온도까지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죽의 양이 많거나 반죽의 시작 온도가 높다면 중심부가 충분히 차가워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동안에도 발효는 계속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온숙성을 할 때는 단순히 ‘냉장 몇 시간’만 보는 것보다 냉장고에 들어가기 전 반죽의 상태와 온도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온숙성을 하면 왜 풍미가 좋아질까?

빵의 맛은 밀가루, 물, 소금 같은 재료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효모와 효소의 작용으로 반죽 속에서는 계속 변화가 일어납니다.

낮은 온도에서 발효 속도를 늦추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면 짧은 시간에 빠르게 발효시킨 반죽과는 다른 향과 맛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오래 숙성할수록 무조건 맛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숙성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거나 발효가 과도하게 진행되면 반죽의 힘이 떨어지고 원하는 볼륨을 얻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좋은 풍미를 얻기 위해서는 온도와 시간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저온숙성과 일반 발효의 가장 큰 차이

가장 큰 차이는 발효 속도입니다.

따뜻한 환경에서는 효모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빨라지고 반죽의 부피도 빠르게 증가합니다. 반대로 낮은 온도에서는 발효가 느리게 진행됩니다.

이 차이를 이용하면 빵을 만드는 일정을 조절하기도 편리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모든 공정을 끝내는 대신 전날 반죽을 준비해 냉장 숙성한 뒤 다음 날 작업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생산 일정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냉장 발효가 작업 시간을 자동으로 해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반죽이 냉장고에 들어가기 전 이미 많이 발효된 상태라면 냉장 중에도 과발효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냉장고는 몇 도가 좋을까?

냉장고에서 천천히 발효되는 저온숙성 빵 반죽

저온숙성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냉장고의 실제 온도입니다.

가정이나 매장에서 사용하는 냉장고는 설정 온도와 실제 내부 온도가 다를 수 있고, 문을 여닫는 횟수와 보관 위치에 따라서도 차이가 생깁니다.

일반적으로 냉장 환경에서는 약 3~5℃ 전후의 온도 범위를 많이 활용하지만 이것을 모든 반죽에 적용되는 절대적인 정답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죽의 양, 이스트나 발효종의 양, 숙성 시간에 따라 적절한 조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별도의 온도계를 사용해 냉장고 내부의 실제 온도를 확인해보세요.

냉장 숙성은 몇 시간이 적당할까?

‘저온숙성은 몇 시간이 가장 좋나요?’라는 질문에는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레시피에 따라 하룻밤 정도 숙성하기도 하고 더 긴 시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 자체보다 그 시간 동안 반죽이 얼마나 발효되었는가입니다.

같은 12시간을 숙성해도 냉장고 온도가 다르고 반죽의 시작 온도가 다르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처음 새로운 레시피로 저온숙성을 시도한다면 숙성 시간을 무조건 길게 잡기보다 일정한 조건에서 여러 번 테스트하면서 결과를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온숙성 전에 1차 발효를 얼마나 해야 할까?

이 부분에서 결과 차이가 많이 생깁니다.

반죽을 만든 직후 바로 냉장고에 넣는 방식도 있고, 실온에서 어느 정도 발효를 진행한 뒤 냉장 숙성으로 넘어가는 방식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냉장고에 들어간 반죽은 바로 차가워지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미 발효가 많이 진행된 따뜻한 반죽을 냉장고에 넣으면 중심 온도가 떨어지는 동안에도 발효가 계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냉장고에 넣기 전에는 현재 반죽의 온도와 발효 정도, 이후 예상되는 숙성 시간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온숙성 후 반죽이 힘없이 퍼지는 이유

냉장 숙성이 끝난 반죽을 꺼냈는데 힘이 없고 지나치게 퍼진다면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냉장고에 넣기 전에 발효가 너무 많이 진행되었을 수 있습니다. 또는 냉장고의 실제 온도가 예상보다 높았거나 숙성 시간이 너무 길었을 수도 있습니다.

반죽의 수분율이 높고 글루텐 구조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경우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면 단순히 숙성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반죽 온도, 냉장 온도, 숙성 시간, 수분율을 함께 기록해서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낸 반죽은 바로 사용해야 할까?

이 역시 빵의 종류와 공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차가운 반죽은 상대적으로 단단해 작업하기 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수분율이 높은 반죽은 차가운 상태에서 다루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레시피에 따라 냉장고에서 꺼낸 뒤 일정 시간 동안 반죽의 상태를 조절하고 다음 공정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실온에 몇 분’이라는 시간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반죽의 온도와 발효 상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저온숙성할 때 꼭 기록해볼 4가지

저온숙성 빵 반죽의 냉장 발효 전후 부피와 기포 변화 비교

저온숙성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복잡한 기록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네 가지만 기록해도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1. 믹싱이 끝난 직후 반죽 온도
2. 냉장고에 넣은 시간과 꺼낸 시간
3. 냉장고의 실제 온도
4. 냉장 전후 반죽의 부피와 기포 상태

같은 레시피를 여러 번 만들면서 이 네 가지를 비교하면 자신의 냉장 환경에서 반죽이 어떻게 발효되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온숙성의 핵심은 오래 두는 것이 아닙니다

저온숙성 빵의 장점은 단순히 반죽을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발효 속도를 조절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활용해 원하는 풍미와 식감을 만들고, 동시에 작업 일정도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몇 시간 숙성했는가’보다 어떤 온도에서 반죽이 어떤 상태로 변했는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온숙성을 처음 시작한다면 한 번에 조건을 크게 바꾸지 마세요. 같은 레시피에서 온도와 시간을 기록하면서 조금씩 조절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이런 기록이 쌓이면 계절이나 작업 환경이 달라져도 자신이 원하는 빵의 상태를 보다 일관되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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