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숙성 치아바타는 재료가 단순한 빵이지만 반죽과 발효 상태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빵입니다.
제가 매장에서 저온숙성 치아바타를 만들 때는 반죽을 만든 당일 바로 굽지 않고, 약 5℃에서 하룻밤 냉장발효한 뒤 다음 날 분할하고 구워냅니다.
이 반죽은 플레인 치아바타뿐 아니라 올리브치즈치아바타, 바질토마토치아바타, 단호박치아바타, 허니고르곤졸라치아바타를 만들 때도 기본 반죽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매장에서 사용하는 배합을 기준으로 오토리즈부터 냉장발효, 분할, 2차 발효와 굽기까지 제가 치아바타를 만드는 과정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치아바타 재료
- 물 744g
- 강력분 642g
- T65 트레디션 318g
- 르방 160g
- 이스트 13g
- 소금 13g
완성된 반죽은 한 개당 150g을 기준으로 분할합니다.
밀가루는 강력분만 사용하지 않고 T65 밀가루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치아바타라도 사용하는 밀가루와 수분량, 발효 상태에 따라 반죽을 만졌을 때의 느낌이나 구운 뒤의 식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물과 밀가루를 섞어 20분 오토리즈합니다

먼저 물 744g에 강력분 642g과 T65 밀가루 318g을 넣고 섞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르방과 이스트, 소금을 넣지 않습니다.
밀가루와 물이 전체적으로 섞여 마른 가루가 거의 보이지 않는 정도가 되면 그대로 20분 정도 오토리즈합니다.
저는 치아바타를 만들 때 처음부터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반죽하지 않고 물과 밀가루를 먼저 섞어 잠시 두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오토리즈가 끝난 반죽은 처음 섞었을 때보다 조금 더 이어지고 부드러워진 느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토리즈의 원리와 반죽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다면 King Arthur Baking의 오토리즈 설명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밀가루와 물을 먼저 섞어 휴지시키면 밀가루가 충분히 수분을 흡수하고 반죽의 신장성과 작업성이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2. 나머지 재료를 넣고 약 8분 반죽합니다
20분이 지나면 르방 160g, 이스트 13g, 소금 13g을 넣고 본격적으로 반죽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반죽기에서는 약 8분 정도 반죽합니다.
다만 8분이라는 시간을 모든 환경에 똑같이 적용하기보다는 반죽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밀가루의 종류와 반죽기 성능, 작업실 온도에 따라서도 같은 배합의 반죽 상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아바타 반죽은 수분이 많은 편이라 처음 접하면 상당히 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반죽이 질다는 이유만으로 밀가루를 계속 추가하면 처음 의도했던 반죽과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합니다.
3. 실온에서 30분 1차 발효합니다
반죽이 끝나면 바로 냉장고에 넣지 않고 실온에서 약 30분간 1차 발효합니다.
저는 이 시간을 단순히 타이머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반죽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는지도 함께 봅니다.
계절에 따라 작업실 온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30분이라도 반죽의 진행 정도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에는 반죽 온도와 발효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시간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반죽이 예상만큼 부풀지 않는다면 빵 1차 발효가 안 되는 이유에서 이스트 상태와 반죽 온도, 발효 환경을 함께 확인해보세요.
4. 폴딩 후 5℃에서 하룻밤 냉장발효합니다

실온에서 약 30분 발효한 반죽은 한 차례 폴딩합니다.
질고 부드러운 치아바타 반죽은 세게 치대기보다는 반죽을 접어주면서 힘을 만들어주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폴딩을 마친 반죽은 냉장고에 넣어 약 5℃에서 다음 날 아침까지 냉장발효합니다.
제가 치아바타를 만들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정 중 하나가 바로 이 냉장발효입니다.
당일에 반죽부터 굽기까지 모두 끝내는 방식이 아니라 전날 반죽을 준비하고 다음 날 분할해 굽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냉장발효는 단순히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냉장고 온도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냉장 온도가 달라지면 같은 시간 동안 보관하더라도 반죽의 발효 진행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다음 날 150g씩 분할합니다
다음 날 냉장발효가 끝난 반죽을 꺼내 한 개당 150g씩 분할합니다.
플레인 치아바타는 반죽을 직사각형 형태로 잘라 크게 손대지 않고 모양을 잡아줍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반죽을 필요 이상으로 누르거나 여러 번 다시 만지지 않는 것입니다.
냉장발효가 잘 된 반죽 안에는 이미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포가 있기 때문에 성형하면서 강하게 누르면 그 기포가 빠질 수 있습니다.
반죽 모양을 완벽하게 똑같이 만드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만 다루는 편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제가 만드는 플레인 치아바타도 하나하나 모양이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6. 실온에서 약 50분 2차 발효합니다
분할과 성형이 끝난 반죽은 실온에서 약 50분간 2차 발효합니다.
여기에서도 50분이라는 숫자만 보는 것보다 실제 반죽 상태를 같이 확인합니다.
실내 온도가 높은 날에는 발효가 빨라질 수 있고, 추운 날에는 같은 시간이라도 발효가 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치아바타는 수분이 많은 반죽이기 때문에 옮기거나 오븐에 넣는 과정에서도 반죽을 거칠게 다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7. 250℃ 데크오븐에서 스팀을 주고 굽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데크오븐에서는 윗불 250℃, 아랫불 250℃로 예열합니다.
반죽을 오븐에 넣은 뒤 스팀을 약 3초간 주고 13~15분 정도 굽습니다.
스팀을 사용하면 굽기 초반 반죽 표면이 너무 빨리 굳는 것을 늦춰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 온도와 시간은 제가 실제 매장에서 사용하는 데크오븐 기준입니다.
가정용 오븐은 열의 세기와 내부 구조, 스팀 기능 등이 다르기 때문에 250℃와 13~15분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사용하는 오븐에 맞게 조정해야 합니다.
특히 마지막 몇 분은 시간만 보기보다 치아바타의 표면색과 굽기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바타가 구운 뒤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질겨진다면 딱딱한 치아바타를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드는 방법도 함께 참고해보세요.
치아바타를 만들면서 중요하게 보는 세 가지
치아바타를 여러 번 만들면서 저는 단순히 레시피의 숫자만 맞추는 것보다 다음 세 가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반죽에 밀가루를 임의로 추가하지 않는 것입니다. 수분이 많은 반죽이 익숙하지 않으면 처음에는 너무 질다고 느낄 수 있지만, 밀가루를 추가하면 원래 배합의 수분 비율이 달라집니다.
두 번째는 발효 시간을 절대적인 숫자로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작업실 온도와 반죽 온도가 달라지면 같은 30분이나 50분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세 번째는 분할과 성형 과정에서 반죽을 너무 많이 만지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플레인 치아바타는 냉장발효가 끝난 반죽을 직사각형으로 잘라 필요한 정도만 모양을 잡아줍니다.
치아바타의 기공이 생각보다 작게 나왔다고 해서 한 가지 원인만 찾기도 어렵습니다. 반죽 상태부터 발효, 폴딩, 분할 과정까지 여러 단계가 최종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반죽으로 만드는 여러 가지 치아바타
이 기본 반죽은 매장에서 플레인 치아바타만 만드는 데 사용하지 않습니다.
같은 반죽을 기본으로 해서 올리브치즈치아바타, 바질토마토치아바타, 단호박치아바타, 허니고르곤졸라치아바타도 만들고 있습니다.
기본 반죽은 같더라도 어떤 재료를 더하고 어떻게 성형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치아바타가 됩니다.
다만 부재료가 들어가는 치아바타는 플레인과 작업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기본 플레인 치아바타를 중심으로 소개했습니다.
마무리
치아바타는 재료만 보면 복잡한 빵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분이 많은 반죽을 다루는 방법과 발효 상태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결과의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제가 매장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20분 오토리즈 → 약 8분 반죽 → 실온 30분 → 폴딩 → 5℃에서 하룻밤 냉장발효 → 150g 분할 → 실온 50분 2차 발효 → 250℃에서 스팀을 주고 굽는 방식입니다.
같은 레시피를 사용하더라도 밀가루와 반죽기, 계절, 작업실 온도, 오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완벽한 모양이나 큰 기공만 목표로 하기보다는 매번 반죽의 상태와 발효 변화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작업 환경에 맞는 기준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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